1. 재판의 개념
소송에서 당사자들의 변론과 법원의 증거조사 등으로 사실관계를 확정할 수 있을 정도로 심리가 무르익으면, 법원은 변론을 종결하고 확정된 사실관계에 실체법 규범을 적용하여 판결을 선고하는데, 판결은 법원이 하는 재판의 일종(판결, 결정, 명령)으로, 소송에서 변론을 거친 심리 끝에 법원이 내리는 판단이다.
재판은 재판기관(법원, 재판장, 수명법관, 수탁판사 등)이 민사소송에 관하여 내리는 판단 내지는 의사표시로서, 이것으로 일정한 법률효과가 발생되는 넓은 의미의 법률행위로서의 성질을 가진 소송행위이다.
2. 재판의 종류
(1) 판결
수소법원이 소나 상소에 대하여 변론을 거쳐 종국적인 판단을 하거나 그 결론을 좌우하는 주요 사항에 관한 중간적 판단을 하는 재판을 판결이라 한다.
판결을 하려면 원칙적으로 변론을 거쳐야 하며(필수적 변론, 단 상고심의 경우에는 임의적 변론), 일정한 형식의 판결서를 작성하여야 하고, 선고라는 엄격한 방법으로 고지하여야 한다.
수소법원은 일단 판결을 선고하면 그것을 함부로 바꾸거나 취소할 수 없으며(기속력), 판결에 대한 불복은 판결을 한 법원에 대하여 하는 것이 아니라 상급법원에 하여야 한다(항소, 상고).
(2) 결정
절차의 진행에 관한 사항이나 절차에 파생되는 사항, 부수적인 사항, 또는 강제집행에서 발생하는 사항에 관하여 법원의 판단이 필요할 때에 수소법원이 하는 재판이다.
주로 신속한 판단을 요하는 경우에 결정을 활용하며, 결정을 함에 있어 변론에 의할 것인가는 임의적이다(임의적 변론).
결정에는 판결과 같은 기속력이 없어서 그 법원이 스스로 고칠 수가 있고, 결정에 대한 불복도 그 결정을 한 법원을 상대로 이의를 제기하는 방법으로 진행한다.
(3) 명령
재판의 주체가 법원이 아닌 재판장, 수명법관, 수탁판사 등의 개별법관이라는 점에서 결정과 차이가 있다(예 : 재판장의 소장각하명령 등).
(4) 종국적 재판
소송사건에 대하여 그 심급을 마무리 짓는 판단을 하는 재판으로, 판결로는 종국판결이 있고, 결정으로는 소나 상소각하결정, 명령으로는 소장각하명령 등이 있다.
(5) 중간적 재판
종국적 재판을 위한 전제문제에 관하여 심리 중에 별도로 하는 재판으로, 판결로는 중간판결이 있고, 결정으로는 증거채부의 결정 등이 있다.
3. 판결의 종류
판결은 그 판결로써 당해 심급이 종료되느냐에 따라서 중간판결과 종국판결로 나뉘고, 종국판결은 다시 여러가지 기준에 의하여 분류된다.
(1) 중간판결
중간판결이란 종국판결을 하는 준비로서 실체법상이나 소송법상의 부분적인 다툼에 관하여 내리는 판결을 말한다.
심리가 복잡해질 때에는 별도로 판단할 수 있는 부분들을 일부씩 미리 판단하여 정리하여 둘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할 수 있는데, 중간판결을 할 수 있는 사항은 다음과 같은 경우이다.
1) 독립한 공격. 방어방법
다른 공격. 방어방법과 분리. 독립하여 심판할 수 있고, 그것만으로써 실체법상의 법률효과를 좌우할 수 있는 경우이다.
2) 중간의 다툼
독립한 공격. 방어방법을 제외한 기타의 소송상의 다툼, 즉 소송의 개시, 진행, 종료에 관한 다툼으로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본안에 관한 판단을 할 수 없는 경우이다.
3) 청구의 원인
청구의 원인과 수액에 관하여 모두 다툼이 있을 때 먼저 원인의 존재를 긍정하는 판결(중간판결)을 할 수 있다.
독립한 공격. 방어방법을 심리하여 그로써 심리가 종결되는 경우는 중간판결이 아니고, 종국판결이 되므로 심리가 계속되는 경우에만 중간판결이 가능하다.
중간판결은 기속력이 있어서 그 판결을 선고한 법원이 이를 바꾸지 못하고, 종국판결을 할 때도 중간판결을 전제로 하여야 한다.
중간판결을 위한 변론이 종결될 때까지 제출할 수 있었던 공격. 방어방법은 판결 후에는 제출할 수 없으나, 중간판결은
종국판결이 선고될 때까지만, 즉 그 심급에서만 효력이 있기 때문에 항소심에서는 실기한 공격. 방어방법이라고 하여 각하되지 않는 한 제출이 허용된다.
중간판결은 독립하여 불복의 대상이 되지 않으며, 중간판결에 대하여 불복이 있으면 그것을 전제로 한 종국판결에 대하여 항소, 상고하여야 한다.
(2) 종국판결
종국판결이란 소나 상소에 의한 소송사건의 전부나 일부에 대하여 그 심급을 완결하는 판결을 말하며, 법원은 소송의 심리가 충분히 성숙하여 판결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되면 바로 종국판결을 해야 한다.
종국판결의 종류에는 소송을 완결하는 범위를 기준에 따른 분류(전부판결, 일부판결, 추가판결)와 내용에 따른 분류(소송판결, 본안판결)가 있다.
1) 전부판결
같은 절차에서 심리되는 사건을 한꺼번에 완결시키는 종국판결로서 청구가 하나일 때에 전부판결을 하는 것이 보통이고, 청구병합, 반소, 변론의 병합 등으로 여러 개의 청구를 같은 절차에서 심리한 경우에 이들에 대하여 동시에 재판하면 이것도 전부판결이 된다.
2) 일부판결
같은 절차에서 심리되는 사건의 일부를 분리하여 먼저 완결하는 종국판결로서 청구가 여러 개인 경우가 보통이겠지만,
하나의 청구라도 그것이 가분적이면 수액이 확정된 부분에 대하여도 가능하며, 일부판결 뒤에 남은 부분에 대한 판결을 잔부판결(결말판결)이라 한다.
3) 추가판결
법원이 전부판결을 하였지만 객관적으로는 청구의 일부에 대하여 판단을 빠뜨린 경우에 이 누락부분에 대하여 하는 종국판결(일부판결을 한 뒤에 잔부에 대하여 하는 잔부판결과는 구별됨)을 말한다.
4) 소송판결
소송요건(상소여건 포함)의 흠결을 이유로 소나 상소를 부적법하다고 하여 각하하는 종국판결을 말하는데, 본안에 관하여는 판단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5) 본안판결
원고의 소송상청구가 실체법상 이유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종국판결로, 청구가 이유 없으면 청구기각판결을 하고, 이유 있으면 청구인용판결을 한다.
4. 판결의 선고
법원이 판결을 선고하기 위해서는 먼저 판결의 내용을 결정하고, 다음에 판결서를 작성하며, 이 판결서에 기하여 법원이 판결을 선고한다.
판결의 내용은 직접 그 사건의 기본적인 변론에 관여한 법관이 정하여야 한다.
법관이 인사이동 등을 사유로 바뀌는 경우에는 변론을 재개하여 당사자로 하여금 변론의 결과를 진술하도록 한 다음에야 판결할 수 있다.
판결의 내용이 결정되면 법원은 선고 전에 판결서를 작성하며 판결서에는 필수적 기재사항을 기재하여야 한다.
변론을 종결하면 가급적 조속한 시일 안에 판결을 선고하여야 하는데, 판결의 선고는 당사자를 심문하는 것이 아니므로 ]당사자가 출석해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판결을 선고하였으면 즉시 판결서를 법원사무관 등에 교부하여야 하고, 이들은 판결서를 영수한 날로부터 2주일 내에 판결정본을 당사자에게 송달하여야 한다.
판결이 송달되면 그날로부터 상소기간이 진행된다.
5. 판결의 효력
판결이 선고되면 각 단계에 따라 효력이 발생하는데, 판결이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기속력은 발생한다. 판결의 기속력이란 법원이 판결을 선고하고 나서 스스로 이를 고칠 수 있다고 한다면 재판의 신용이 떨어지고, 판결을 받은 당사자나 제3자의 법률관계가 불안해지므로 판결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일단 선고된 판결은 혹시 그 속에 잘못된 판단이 있어도 이를 함부로 철회하거나 변경할 수 없도록 해야 하는 효력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판결이 확정된 뒤에는 ① 형식적 확정력, ② 실체적 확정력(기판력), ③ 집행력, ④ 형성력 등이 발생한다.
판결의 불복은 그 판결을 한 법원에 대하여 하여도 아무런 소용이 없고 상급법원에 대하여 하여야 한다(상소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