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명 - ②

5. 입증책임(증명책임)

(1) 주관적 입증책임

 변론주의 절차에서 다툼이 있는 사실을 주장한 당사자가 증거를 제출하지 않으면 증거가 없는 것으로 되고 따라서 주장사실이 진실이 아닌 것으로 인정될 위험을 말하는데(증거제출책임), 양 당사자가 모두 증거를 제출하였을 때에는 문제 되지 않는다.

 

(2) 객관적 입증책임

 소송에서 증거조사의 결과 어느 사실의 존부가 확정되지 않을 때(진위불명 또는 입증불능) 그 사실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취급하게 되는 당사자 일방의 불이익 내지 위험을 말하는데, 보통 입증책임이라고 하면 이 객관적 입증책임을 의미하며, 진위불명의 상태는 변론주의 절차뿐만 아니라 직권탐지주의 절차에서도 생길 수 있으므로 입증책임은 모든 절차에서 적용되는 원칙이다.

 

(3) 입증책임의 분배

 기본적으로 각 당사자는 자기에게 유리한 법규의 요건사실에 대하여 입증책임을 부담한다는 견해(법률요건분류설)에

따라 소송요건에 관해서는 그것이 직권조사사항이면 그 존재가 원고의 소를 적법하게 하므로 원고에게 유리한 것이어서 원고가 그 요건이 구비되었다는 점에 관하여 입증책임을 부담한다.

 이에 반하여 관할위반, 중재계약이 존재와 같은 항변사항이면 이를 피고가 주장하여야 비로소 법원이 조사할 수 있으므로 그러한 사유가 존재한다는 점에 대하여 피고가 입증책임을 부담한다.

 

1) 권리발생사실

 권리를 주장하는 당사자는 그 권리를 발생시키는 요건사실, 즉 권리발생사실에 대하여 입증책임을 부담한다.

 예를 들어 소비대차계약에 기한 대여금반환청구를 하는 채권자는 그 청구권의 발생원인 사실인 계약체결 사실을 주장,

입증하여야 한다. 또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피해자는 그 청구권의 발생요건사실인 가해행위, 고의, 과실, 손해발생, 인과관계 등에 대하여 입증책임이 있다.

 

2) 항변사실

 권리를 주장하는 당사자의 상대방 당사자는 권리행사에 응할 수 없음을 주장하므로 권리주장에 반대되는 사실을 주장하고 그에 대하여 입증책임을 부담한다.

 권리를 무효로 만드는 사실로 권리불발생사실은 상대방이 이를 주장하고 그 진실임에 입증책임을 부담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불공정한 법률행위, 선량한 풍속위반, 통정허위표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일단 발생한 권리를 소멸시키는 사실로 권리소멸사실도 이를 권리주장자의 상대방이 주장하고 그 진실임에 입증책임을 부담한다. 예를 들어 변제, 대물변제, 법률행위의 취소 등이 여기에 해당하는데 이러한 사항은 모두 그 주장자에게 유리한 법규인 요건사실들이기 때문에, 이러한 사실들에 입증책임을 부담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피고가 된다.

3) 법규범에 따른 분배

 구체적인 경우에 법률이 어느 당사자에게 유리. 불리를 따지지 않고 정책적으로 입증책임을 분재하도록 규정하는 경우이다.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을 주장할 경우에는 가해자의 고의. 과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피해자인 채권자가 부담하지만, 계약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을 주장할 경우에는 채무자가 자기에게 고의. 과실이 없다는 점에 대하여 입증책임을 부담한다.

 

 또한 같은 불법행위라도 서로 입증책임을 달리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의 내용) 대 민법 제756조(사용자의 배상책임), 제758조(공작물등의 점유자, 소유자의 책임), 제759조(동물의 점유자의 책임)에 있어서 일반 불법행위와는 달리 사용자 책임, 공작물 점유자의 책임, 동물 점유자의 책임에서는 고의. 과실이 단서에 규정되어 있고, 이는 바로 사용자, 점유자 등에게 입증책임이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

 

(4) 입증책임의 전환

 입증책임의 전환이란 일정한 요건사실에 대하여 일반적인 입증책임은 정해져 있지만, 그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여 반대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을 상대방이 부담하도록 하는 것으로, 입증책임은 입법에 의하여 전환하는 것이 원칙이다.

 입법에 의한 입증책임의 전환에는 ① 법률상의 추정에 의한 것, ② 특별한 규정에 의한 것이다.

 

1) 법률상의 추정

 추정이란 어느 사실에서 추측하여 다른 사실을 인정하는 것을 말하는데, 법률상의 추정은 경험칙을 입법에 반영하여 법규범으로 되어 있는 것을 적용하여 추정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는 사실추정과 권리추정이 있다.

 사실추정은 어떤 전제되는 사실이 있으면 법규정에 의하여 다른 사실이 추정되는 것으로, 예를 들어 민법 제198조에 의하여 두 시점 동안 점유가 계속된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 부의 친생자 추정, 상호의 부정목적 사용의 추정, 배서시기의 추정 등이 해당된다.

 

 권리추정은 어떤 전제사실이 있으면 일정한 권리가 있거나 권리가 일정한 상태에 있는 것으로 추정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부부가 소유한 물건이지만 누구의 재산인지가 분명하지 않으면 부부의 공유로 추정, 점유자 권리의 적법추정, 건물 공용부분의 공유추정, 공유지분의 균등 추정 등이 해당된다.

 

2) 특별규정

 입증책임의 전환은 특별규정에 의하여도 발생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책임, 공작물등의 점유자 및 동물의 점유자의 책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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