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분권주의

1. 처분권주의의 개념

 처분권주의란 ① 당사자가 요구할 때에만, ② 당사자가 요구하는 사항과 범위에 관하여서만, ③ 그리고 요구할 때까지만 법원이 심판할 수 있다는 원칙을 말한다.

 

 당사자에게 소송절차에서의 주도권을 주어 절차는 당사자의 신청이 있어야 개시되고, 법원의 심판의 대상과 범위 및 모습은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여 결정되고, 당사자의 의사에 따라 소취하, 청구의 포기. 인낙, 재판상화해 등 행위를 통하여 절차를 종료시킬 수 있도록 한 원칙이다.

 

 사적자치의 원칙이 반영된 결과로 민사소송은 원칙적으로 개인 간의 사적분쟁을 해결하려는 절차이므로 소송에서도 개인에게 주도권이 주어진 것이다.

 

2. 처분권주의의 한계

 처분권주의는 소송의 개시단계에만 적용되는 원칙이 아니고 소송의 진행단계에서도 법원이 어느 범위에서 심판할 수

있는가를 정하는 원칙이다.

(1) 양적 한계

 처분권주의 때문에 그 범위 내에서만 소송계속이 생기기 때문에 법원은 당사자가 요구 내지 신청한 양의 소송물만큼만 심리하여 재판할 수 있다.

 법원의 심판범위가 원고가 신청한 금액에 제한된다는 것은 하나의 소송물의 범위 내임을 전제로 하며, 청구를 병합한 경우에 여러 개의 소송물의 청구 금액을 모두 합산하여 범위를 넘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원고가 청구한 범위보다 양적으로 적은 내용의 판결을 할 수 있는데(예 : 1억 원의 지급을 청구한 데 대하여 5천만 원만 인용하고 나머지 5천만 원은 기각 하는 경우), 이와 같은 청구의 일부기각은 일부인용으로 볼 수 있으며, 금액의 일부만이 아니라 청구의 내용에 대한 일부인용도 가능하다.

(2) 질적 한계

  법원은 원고가 특정하여 재판을 구한 소송물과 다른 소송물에 대하여 재판해서는 안 된다. 그 이유는 처분권주의 때문에 원고가 특정한 소송물에 대해서만 소송계속이 생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고가 정한 소의 종류를 벗어난 재판을 해서는 안 된다.

 한편 처분권주의는 원고가 정한 청구의 순서에도 적용되어 법원은 그 순서와 달리 재판할 수 없다.

 또한 상소심의 심판에서도 처분권주의가 적용되어 불복이 있는 당사자가 상소를 제기하지 않으면 상소심의 심판은 이루어지지 않으며, 상소심의 심판범위도 상소인이 결정하므로 상소법원은 상소인이 불복한 범위 안에서만 심판할 수 있고, 그 범위를 넘는 부분에 대해서 심판해서는 안 된다.

 

3. 처분권주의와 소송의 종료

 소송의 종료에도 처분권주의가 적용되어, 당사자들이 판결 전이라도 소송을 종료하기를 원하면 그로써 소송은 종료하고, 소송계속이 소멸한다.